2022년 11월 30일 (수요일)
오피니언사설/칼럼 청년 정치인은 책임지는 존재인가? 아님 대표하는 존재인가?

[칼럼] 청년 정치인은 책임지는 존재인가? 아님 대표하는 존재인가?

[수완뉴스=박정우 칼럼니스트] 10월은 누구에게나 아쉬운 계절이다. 왜냐하면 곧 있으면 겨울이 와서 추워지는 계절이기도 하고, 한 해의 마무리가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가 되니 어느 순간이 생각난다.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필자는 모 지방의회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청년 지방 의원 A님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원회 회계 책임자로 A 의원님의 재선을 도왔다. 오늘 이 경험을 비롯해서 그동안 필자가 생각해온 청년 정치인과 청년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Maximilian „Max)는 그의 저서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가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자세로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를 언급했다. 신념 윤리란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태도”를 의미하며, 책임 윤리는 “자신의 정치적 행동의 결과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아는 태도”를 의미한다. 그래서 베버는 정치가는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를 조화롭게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신념 윤리만 강하면 정치인은 맹목적으로 변하며, 책임 윤리만 강하면 정치인은 신념 없이 공허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한 가지 기준으로 변형해보려고 한다. 바로 정치인의 “대표성”과 “전문성”이다. “대표성”이란 “내가 속한 계층이나 이념을 가진 사람들을 대표해 선출직 정치인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특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마찬가지로 “전문성”이란 “내가 속한 계층이나 이념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선출직 정치인이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어떠한 분야에 대한 특출난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선출직 정치인으로 나아가고자 할 때는 정치인으로서 “대표성”과 “전문성”의 영역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즉, “당신은 왜 정치를 하는가?” 물었을 때 “나는 누군가를 대표해서 좋은 사회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라고 답한다면 그것은 “대표성”의 영역이요, 반대로 “어떠한 사회문제를 해결하여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전문성”의 영역일 것이다. 사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가 않지만 둘은 지향점이 분명 다르다. 전자는 누군가를 대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후자는 선출직 정치인이라는 그 자리 자체가 어떠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는 운이 좋아서 올해 2월에 대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그리고 원래부터 일을 도왔고 재선에 도전하는 A 의원님의 선거 참모로 일하게 됐다. A 의원님은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학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이번에 출마는 두 번째이다. 그리고 나는 이 분의 비서로 2020년부터 2년 넘게 일했었다. 그러다보니 A 의원과 산전수전에다 공중전까지 경험했다. A의원님에게도 그렇고 나에게도 그렇고 지난 2년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산에서 물고기를 낚으려고 기다리는 기분일 것이다.

나는 A의원님과 일하게 되면서 첫 질문으로 “의원님은 왜 정치를 시작하게 됐나요?” 라고 물었다.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줬다. “저는 지역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이 있는데,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위임받은 권력이 필요하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저를 지지해준 주민들을 위해서 일해보고 싶어요.”라는 답을 들었다. A의원과 일하면서 이 분은 “대표성”이 강하지만 “전문성”을 찾아가는 분이라는 것을 느꼈다.

또 하나의 사례를 이야기하자면, 최근에 광주에서 필자를 보러 고양시까지 와주신 B님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B님도 언젠가 선출직 정치인을 하고 싶어하신다. 그 이유를 여러가지 들었지만 그 중에서 B님과 가장 잘 맞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그냥 못 보고 지나치는 정의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2시간 정도 B님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그에게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싶으세요?” 물었다. 그는 나에게 “일단은 대학교 공부 열심히 해서, 로스쿨에 가서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선출직 정치인으로서 일해보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나도 정치인의 비서로 일해서 그런지 최근에 변호사, 약사, 선생님 등 전문직으로 일하다가 선출직 정치인으로 전업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물론, 이들 중 선출직 정치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전문성”만 강조해서 정치를 시작한다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손쉽게 선출직 정치인이 될 수 있겠지만 결국 전문직으로서 “신념”만 강조하다보니 오래 정치를 하기 힘들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대표성”만 강조하는 선출직 정치인이 된다면 정치를 오래할 수 있겠지만, 좋은 정치인은 못될 것이다. 정치인에게 선거를 출마하는 행위 자체가 본인의 정치적 책임을 유권자에게 묻는 행위이다. 그러다보니 청년, 장애인 등 정치적 “책임”이 강한 사람이 출마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책임”만 강조하다 보니, 정작 자신이 신경 써야 될 것들은 놓치게 된다. 특히 필자는 청년 정치인들 중에 이러한 실수를 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청년인데 정치를 하려고 하면 “대표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거기다 전문직이면 “전문성”이 있다고 또 인정받으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입인재”의 전형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청년을 대표해 정치에 들어와서 지난 4년간 무슨 일을 하는가 살펴보면 “본인의 정치적인 신념만 강조하거나” 아님 “다음에 재선을 어떻게 할지” 그 궁리만 하고 있다. 차라리 전자는 신념윤리를 잘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의 정치적 책임만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신념 있는 정치인은 살아남기 힘든 것이 대한민국 정치 현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특히, 청년정치인은 책임지는 사람임과 동시에 청년을 대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을 대표하는 것만을 넘어서 본인의 정치적인 말과 행동에 대해서 책임질 줄 아는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역구가 있는 청년 정치인들의 경우에는 지역에서 본인이 단순히 청년을 대표해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은 이제 버려야 한다. 오히려 본인의 직위가 나를 뽑아준 지역민들을 위해 책임지는 자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 칼럼이 올라갔을 때 쯤에는 군대에 입대해 있을 것이다. 이제 2년 정도 필자의 말과 행동은 멈추게 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이 글을 읽는 분들과 같이 청년 정치는 무엇이고, 청년 정치인은 청년을 대표하는 사람인가? 아님 책임지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을 같이해보고 싶다. 또한 군대를 가면서 필자의 가치관과 행동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초심을 잃지 않고, 필자도 언젠가 선출직 정치인으로 일해보고 싶다. 그러한 기회가 오게 되면 이 글을 꼭 읽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2년 7개월 동안 별 탈없이 다양한 주제로 칼럼을 쓸 수 있게 기회를 주신 김동주 수완뉴스 대표님과 서초구에서 광고업하고 계신 박문석님, 가정주부로 열심히 일하고 계신 김현주님, 작곡가로 열일 중인 박정인님께 감사의 말씀 남깁니다.

박정우 선임 칼럼니스트(前 법제처 사회문화법제 국민법제관)

본 칼럼니스트는 병역법 제3조1항에 따라 병역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앞으로 칼럼 연재를 잠시 쉬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저의 칼럼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관련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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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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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고 싶지만,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글쓰고,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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