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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9일 (금요일) 9:56 오후
오피니언 작가로서 산다는 것

[칼럼] 작가로서 산다는 것

[수완뉴스=임윤아]  한국에만 수십 개의 신문사가 있다큰 규모로 손꼽히는 <동아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일보 역시큰 상금과 더불어 일 년에 한번씩훌륭한 작품을 선발한다분야별 당선자에게는 개별연락이 간다. (1월 1일 지면에 실리기 때문에 12월 말에는 개별연락이 간다) 신춘문예는 당선된 작품/당선자 소감/심사위원평으로 나뉜다.

올해 모집된 작품 수와 심사위원의 조언이 명시되어있다. 대여섯의 본심 통과자들 작품평과 낙방한 이들에 대한 심심한 위로로 대개 마무리된다시조동화동시단편소설중편소설수필시나리오평론희극등단할 수 있는 분야는 이처럼 많지만일 년에 단 한번단 한 사람의 당선자를 선출하기 때문에 모든 작가 지망생들의 꿈이라고 볼 수 있다

일 년에 한번만 주어지는 기회와 몇 달 간을 기다려야하는 일반투고로도 역시 쉽게 정식 작가가 될 수 없다한창 문학시장이 잘되고작가가 괜찮은 직업으로 평판 나있을 때한 신문사에서는 10,000 대 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까지 치솟은 적 있다현재는 평균적으로 수백 대 1의 경쟁률이다. (소설과 시의 경우다른 부문에 비해 경쟁률이 훨씬 높다시는 다작 출품이 가능하니 작품수로 보았을 때 수천 대 일이 평균이라 볼 수 있다)

요즘 떠오르는 추세로 자비 출판이 있다.‘독립 서점에 입고를 하는 형태로 1인 출판의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직접 원고를 쓰고퇴고한 뒤표지와 가격을 정하며정해놓은 기본 부수를 찍은 다음각종 독립서점인터넷 서점에 문의를 한다수익의 30%, 40% 정도를 서점에서 뗀 뒤 나머지 수익은 작가에게 돌아가는 형태다몇 부를 입고할지는 서점주인 마음이다당연히 모든 서적을 다 받아주지 않는다서점의 특징손님들의 연령대사장님의 취향서점 자체가 추구하는 주제에 맞는취지에 걸맞는 서적만 받아준다입고할 수 있는 책의 부수 역시 열권스무 권 내지로 적은 편이다. (처음 독립 서점에 입고할 때는 5권 미만으로 받는 경우가 대다수다, 주로 30%를 떼간다)

등단 없이 책을 낼 수 있는 방식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위처럼내 돈으로 혹은 출판사에서. 365일 열려있는 일반투고는 주로 메일과 우편으로 나뉘는데열에 다섯은 어떠한 피드백도 해주지 않는다그러나 희망은 아직 있다나머지 열에 다섯은 투고 검토 안내답문을 보낸다출판사의 출간 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말이 대다수다빠르면 일주일 이내긴 곳은 3개월씩 걸리는 경우가 있다. 1권 분량을 투고해야하니여유를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당연히 우편 접수보단 메일 접수를 추천한다.

대부분의 작가 지망생에겐 원고료가 지급되는 경우는 없다대다수 단행본을 낸 경력이 있는 작가에게 청탁을 하는 형태로네이버 블로그 및 한국예총과도 같은 사단법인에서도 원고료 없이 칼럼 원고를 받는다. 한국예총 같은 경우에는 원고 검토 후, 예술세계란에 게시한다

네이버 [영화]에 투고 문의를 한 적 있는데블로그 및 사이트에 미리 올려둔 평론기사칼럼을 먼저 차례로 검토한 뒤, 해당 작가에게 청탁하는 형식이라고 밝혔다.

커리어를 쌓는 건 또 별개다백일장은 문학이 아니라는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학생이라면 지역별 백일장을 통해 내 커리어를 쌓아올릴 수 있겠지만일반인에게는 그리 큰 문학적 도움을 주지 못한다무엇보다 지역별로 나뉘기 때문에 출신을 아예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작가로서의 명예를 안겨주는 신춘문예 등단을 포함하여 각종 문예지계간지에서 신인상을 수상하여 등단하는 길도 있다. 신춘문예집을 제외한 저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출판은 등단여부와는 별개다신인상은 신인상으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상패나 상장을 받는다상금이 있나없나의 차이다. 신인상 원고를 모집하는 카페나 개인 사이트로 이루어진 곳이 수도 없이 많다한편규모가 큰 <문학동네> <창작과 비평> <문학과지성사>에선 매년 우편으로 신인 발굴을 위해 작품을 받는다창작과 비평 같은 경우에는 신인은분야별 일반투고가 불가능하다. ‘창작과비평 신인상에 우선 응모하라 명시되어 있다.

[각종 공모전백일장수시투고신춘문예신인상문학상사이트 연재독립(자가)출판] 작가로서의 생은 크게 나누면 이렇다.

글을 쓰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문학이 직업이 되려면원고료가 있어야 하는데한 개의 글을 완성시킬 때마다 계약으로 이어지는 게 불가능하니 작가는 가난 할 수밖에 없다원고료 지급 관련 법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영화 시나리오 작가만 50만 명이라는 한국에서대형으로 불리었던 서점이 폐점되고기댈 수 있는 곳이 도서관뿐인 이곳과연 책이 옳게 작용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쩍 커져간다

대형 출판사에도 신인 발굴을 위해 별다른 수 없이 베스트셀러 작가에 의존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문학계에서 사재기하는 경우마저 생겨났다무엇보다 가장 최근에 충격을 받은 것은 ‘되팔기’ 문제였다중고 서점 알라딘에 들러 책을 살펴보는데작가가 친필사인을 해놓은 시집을 보았다. 시집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경우가 꽤나 많다누군가에게 들뜬 마음으로 제 책을 선물했을 작가의 마음이 보여 가슴 아팠다적어도 아는 이에게 책 선물 받은 건 알라딘 같은 중고 서점에 팔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세상 밖으로 나올순수문학이 기존에 발표된 고전문학에게 뒤처지거나 부끄럽지 않도록청렴한 환경에서 누군가를 구원할 예술로 남길 바란다무엇보다 문학을 사랑하고문학이 주는 힘을 믿으며 앞으로 걸어가는 이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신인작가 발굴 후 전속 계약청탁 말고도 다양한 곳에서 메일로 원고를 받아 원고료를 지급 받으며 잡지개인 블로그사이트에 좀 더 많이 실었으면 한다자가 출판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얼마의 지원을 해주는 것도 좋다아무리 순수하게 문학 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 한들당장 먹을 게 없어 굶어야하는 건열정으로도사랑으로도 극복될 수 없으니 말이다.

집필이라는 몇 번의 고된 한계를 넘어서는 신인 작가지망생문학인들에게 제 스스로 작가라 칭할 수 있도록창작 비용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하루 빨리 도입되어야 한다고 본다원고료는 내가 이번 겨울에도 무사히 보낼 수 있다는 땔감 같은 존재다내 안의 감정을 끄집어내어나를 위한누군가를 위한 글을 쓰는 모든 이에게 깊은 존경과 박수 그리고 희망을 보낸다.  

 

글, 임윤아 칼럼리스트 ([email protected])

임윤아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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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아 칼럼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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