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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0일 (토요일) 7:59 오전
오피니언사설/칼럼신라 : 8대 아달라 이사금, 연오랑과 세오녀

신라 : 8대 아달라 이사금, 연오랑과 세오녀

박 아달라… 성과 이름을 확실히 분리해서 발음해야 하는 임금으로,
왕비는 지마왕의 딸이라 하므로 이름뿐만 아니라 족보도 이상하지만, 고대에 흔한 족내혼이려니 하자.
아무튼 처가의 후원을 받아 왕위에 오른 듯하다. 

서기 154년에 왕위에 올라,
재위 3년째에 지금의 문경 새재인 계립령, 그리고 5년에 죽령까지 길을 열어 경상북도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하였다.
신라가 삼국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시기였을 것이다.

재위 12년에 아찬 길선이 모반을 모의하다가 백제로 도망치는 사건이 발생했고, 백제가 그의 망명을 수용하자 백제를 친정하였으나 실패하였다.
2년 뒤에는 백제의 역습을 받아 두 성을 잃고 크게 패배하였는데,
이에 열받아 기병 8000을 포함한  28000여 병력을 동원하여 백제를 공격하였다.
당시 신라의 국력으로 이게 가능한 숫자일지는 모르겠으나,
백제가 포로를 돌려주고 강화를 청하였다는 것으로 보아, 
신라가 총력 다한 상당한 숫자였던 것은 분명하다.
애한테 뺨 맞은 꼴이 된 백제는 3년 뒤 변경을 공격해 노략질하며 화풀이를 하였다.
일본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였다.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경북 전역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국력을 신장시키는 등 나름 대단한 능력을 보여준 군주였다.
총 재위기간은 31년인데 21년 이후에는 기록이 없다 .

족내혼을 하였고 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대부터는 왕위가 석씨로 이어지고,
왕비인 내례 부인은 석씨인 내해 이사금의 모후가 된다고도 하니, 뭐가 뭔지 알 수는 없으나,
이후 박씨는 신라 왕가에서 사라지고, 하대 신덕왕 때에나 잠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뭔가 심상찮은 일이 있었던 듯하다.
연오랑 세오녀의 전설도 이 시기의 일이라고 하는데,
기록이 없는 말년의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연오랑 세오녀

연오랑과 세오녀는 부부로서,
어느 날 연오랑이 바닷가에 나가 해초를 따는데,
작업 중이던 바위(물고기라고도 한다)가 움직이더니 왜로 가버렸고,
왜인들은 이 기이한 탈것을 타고 온 연오랑을 왕으로 옹립하였다.
세오녀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남편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남편의 신발이 남아 있는 바위를 발견하자 남편처럼 바위에 올라 탔는데,
이 바위는 마치 궤도 차량처럼 다시 왜로 움직여, 세오녀를 남편에게 데려다 주었더란다.
남편과 상봉한 세오녀는 귀비로 책봉되어, 부부가 함께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었는데,
반면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사라져 버리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였고,
이에 점을 쳐 보니, 해와 달의 정기가  왜로 가버렸기 때문에 이러한 괴변이 일어났다는 점괘가 나왔다고 한다.
아달라왕이 이 해괴한 점괘를 믿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왜로 사람을 보내 두 사람을 데려오게 했는데,
이미 자리를 잡은 부부는 거부하였고, 대신 세오녀가 짠 비단을 사신에게 주었다 한다.
사신은 별 수 없이 그 비단만 가지고 돌아 왔는데,
부부가 권한 대로, 이 비단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자 해와 달이 예전처럼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이때 제사를 지낸 곳이 지금의 영일만이라고.

태양이 하필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 열 받기는 하나,
연오랑 세오녀 설화는 현전하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태양신 신화로서,
해와 달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손실이 아달라왕 치세에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신화를 그냥 멋대로 해석을 해 보면, 해와 달은 밝음을 의미하는 박씨의 상징으로서,
박씨 세력 중 일부가 왕의 동의 없이 이탈하여 일본으로 건너가서 정착하였는데,
그로 인해 아달라왕은 왕권을 유지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생겼고, 복귀를 애걸했음에도 거부되었다.
결국 박씨의 세력은 급격히 약화되었고 석씨로 왕성이 교체되었다… 가 아닐까?
아니면 말고.



김경순 기자
김경순 기자
김경순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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