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 C
Seoul
2024년 5월 7일 (화요일) 9:36 오후

그믐달

금빛으로 벼린 달이 위태롭게 걸려있는
시커먼 하늘 아래로 겨울 까마귀가 지나고

가을에 겨워 제 잎을 뚝 뚝 떨구던 나뭇가지는
눈가루 섞인 쌩한 바람에 아픈 소리를 낸다.

걸음마다 놓인 추억의 긴 그림자는
어둠 가득한 정자로 향하고

난간에 걸터앉아
모퉁이에 도사린 길고양이에게 말을 건넨다.

찬바람이 영글어 하얗게 맺힌 아침
아린 눈을 찌르는 햇살을 저주하며
마지막을 시작한다.

[충남의사회 문예공모 시 부문 가작]

김경순
김경순
김경순 기자 입니다.

댓글을 남겨 주세요.

귀하의 의견을 입력하십시오!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십시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

spot_img

많이 본 뉴스

-advertisement-

인기 기사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