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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2월 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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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N번방 사건, 끝이 아니라 시작

박정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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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박정우 칼럼리스트] 갓갓의 N번방, 와치맨의 고담방, 박사의 박사방까지 우리는 이러한 이름들을 들으면 무엇을 떠올릴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2019년 2월부터 수십여 명의 여성을 협박하여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하고,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거래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인 N번방 사건을 떠올릴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사건이 너무나 안타깝고 인간의 존엄성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특히 박사의 박사방은 그 악명이 매우 유명하다. 박사방의 박사인 조주빈의 신상이 공개됐을 땐 이제 갓 25살 된 청년이 이런 끔찍한 사건의 주범이였다는 것과 그가 보육원에 가서 봉사활동을 했었다는 것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 외에도 공동 정범인 강훈의 경우 이제 갓 성년이 되는 대학 신입생인데, 그런 그가 그동안 박사의 자금을 관리하는 자금책이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구청 공익, 군인 등 다양한 공범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공범들은 20대 초반에서 많아 봐야 중반인 걸 알 수 있다. 그들의 범행 수법도 참 잔인하다. 먼저 피해 여성들 대부분은 SNS에서 조건 만남이나 스폰 알바를 구하던 여성들이었다. 박사는 트위터 등에 고액 알바 모집 글을 올려 이러한 피해자들의 신상 정보를 먼저 수집한 뒤, 본 알바가 조건만남임을 가장하고 이들에게 주민등록증 사진, 계좌번호, 연락처 등을 요구했다.

  그 뒤 이렇게 얻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성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했으며, 이러한 영상을 박사방에 들어온 유료회원들에게 유포할 때 생년월일, 집 주소, 전화번호 등 피해 여성들의 신상을 함께 공개하는 데 사용되었다. 심지어 피해 여성의 더 세부적인 신원정보를 캐기 위해 동사무소에서 활동하는 사회복무요원도 매수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착취물에는 신체에 벌레 등 이물질을 넣게 하거나, 변기물을 먹이거나, 대소변을 누는 사진을 찍게 하거나, 화장실 배수구를 핥게 하는 등 인간성을 짓밟는 심각한 내용의 영상이었다고 한다.

  이 사건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한 이유는 이 사건의 피해자가 공식적으로 74명인데 그 중에 미성년자가 16명이나 되는데도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에 그 심각성에 대해서 다루고자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게 됐다. 

이번 달 칼럼은 N번방 사건을 통해 현재의 ‘사법 제도의 성폭력 범죄’에 대한 미비점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먼저,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제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동안의 범죄자의 신상정보공개의 기준이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강력범죄, 충분한 범행 증거, 국민의 알권리 등 공공의 이익, 범인이 미성년자가 아닌 경우 등 매우 엄격하여, 대부분 잔인한 살인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 한정되서 공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신상이 공개된 ‘박사 조주빈’의 경우 살인 혐의가 없는 경우로는 조주빈이 처음이다. 이러한 조치는 해당 인물이 저지른 사건의 심각성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박사 조주빈에 이어 신상이 공개된 부따 강훈의 경우 올해 나이가 2001년생으로 아직 만 18세 미성년자이다. 즉, 이번 공개는 미성년자인 피의자 신상을 공개한 것으로 신상정보 공개제도가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신상정보 공개제도에서 미성년자의 기준은 청소년 보호법 상의 청소년 나이인데, 부따 강훈은 만 19세가 되는 해 1월 1일부터는 성년으로 취급하는 청소년보호법 조항 때문에 민법상 미성년자여도 신상정보 공개가 가능한 것이다. 사실 이는 매우 희귀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문제 제기 하고자 하는 것은 신상정보 공개제도의 공개 기준과 공개제도의 운영의 효율성이다. 먼저 신상정보 공개 기준에서 미성년 범죄자에 대해서 어떠한 범죄든 미성년자이므로 앞으로 미칠 파급력을 생각해서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공익 및 국민의 알 권리의 관점과 비교할 때 과연 타당한 기준인가?에 대해서 많은 의문이 생긴다.

  오히려 필자는 개인적으로 살인뿐만 아니라 강도나 성범죄 등 다양한 종류의 강력범죄에 대해서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 범죄자도 다른 신상이 공개된 범죄자들과 형평성의 원칙에 따라서 그 범죄 내용이 심각하고 지속적인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미성년자임에도 신상정보를 공개함으로서 우리 사회의 공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신상정보 공개제도의 운영과 관련해서도 보통 광역 지방 경찰청에서 신상정보 공개 관련 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를 두어 심의위의 결정에 따라 신상을 결정하거나, 하지 않는 것이 현행 제도이다. 이에 대해서도 사실 심의위의 민간 위원에 대한 요건이 법적으로 규정된 것이 없다보니 사실상 심의위 운영과정에서 외부 전문가의 구성이 사건에 따라 달라지다보니 심의의 효율성이 떨어지며 공개가 너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심의위의 민간 위원 요건에 대해서 보다 명확한 법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다음으로는 성범죄에 대한 양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성착취 범죄라는 것이 없을 뿐 더러, 더군다나 온라인상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집단 성폭행에 대한 혐의를 규정할 수 있는 죄명은 더더욱 없다. 그러다 보니까 개별적으로 이제 각각의 역할을 가지고, 각각 죄형을 적용해야 하는데 적용할 수 있는 죄명은 기존의 법률들에서 끌어오다 보니까 생각보다 형량이 높지가 않다.

  더불어 n번방에 들어간 사람들 중 유료 회원을 제외하고 무료방(맛보기방) 이용만 한 사람들인 단순 이용자의 경우 처벌은 받겠지만, 영리 목적이 아닌 단순 소지한 혐의를 적용받아 아동·청소년물 배포 소지죄로 벌금형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아청법상 벌금형을 받으면 신상정보 공개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전원이 처벌을 받을지언정 전원의 신상이 공개되는 건 힘들다.

  심지어 해당 단순 이용자가 어떤 영상을 봤는지에 따라서도 처벌수위가 다를 수 있는데 해당사건의 피해 여성은 74명 중 16명이 미성년자이다. 따라서 성인이 피해자인 영상만 본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무죄가 된다.

  마지막으로 입법에 관련된 내용이다. 이번 N번방 사건 때문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의 ‘대상아동·청소년 조항’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 아래 2000년 제정됐다.

  현행 아청법상 성매매에 유입된 아동·청소년은 ‘자발성’ 유무를 기준으로 ‘피해아동·청소년’과 ‘대상아동·청소년’ 으로 분류된다. 자발성이 없었다고 판단된 피해아동·청소년에게는 여러 법적 보호와 지원이 따르지만, 성매매에 가담했다고 판단된 대상아동·청소년은 피해자가 아닌 보호처분 대상이 된다.

  하지만, 보호처분 규정이 성매수자들이 아동·청소년을 협박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대상아동·청소년이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신고하면 너도 처벌받으니 가만히 있으라’는 협박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번 N번방 사건에서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을 ‘피해아동·청소년’과 ‘대상아동·청소년’ 중 어디에 속한다고 봐야 될 것이냐에 대해서 많은 논쟁이 일어났다.

  또한 이번 N번방 사건의 부따 강훈처럼 소년범에 대한 이슈도 많이 생겼다. 즉,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강훈도 소년범으로 보호 받는 거 아니냐?’는 것이다. 그 정답은 일단 소년법에 따른다.

‘소년의 기준은 만 19세까지 이므로 강훈도 소년법의 보호를 받는다. 따라서 그가 형사 기소가 돼서 아무리 형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징역 15년이 최대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개인적으로 소년범이라도 흉악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에 대해서는 형법상 책임의 원칙, 비례의 원칙을 강하게 적용하여 그 형사처벌 한도를 무기징역까지 확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고려해 볼 때 현행의 성범죄에 대한 양형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청법이나 형법의 개정을 통해 성착취에 대한 형벌 규정을 신설하고, 아청법의 ‘대상아동·청소년’ 규정을 삭제하고 소년법상 소년범들에 대한 형사처벌 한도를 무기징역까지로 강화 하는 등 N번방 사건과 같은 신종 성범죄를 비롯한 더욱 고도화되는 강력범죄에 대응할 수 있으며, 변화하는 우리 사회 제도에 맞는 강력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박정우 칼럼리스트 / 법제처 국민법제관, 여성가족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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